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3 weeks ago

제가 좋아하는 사람 한 명을 소개합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asi_an_drew 영석입니다. 제 유튜브 채널에서 집밥 콘텐츠를 이끌고 계신 @aelee_jjang 애리님의 아들입니다. 애리님이 저를 마음으로 낳아주신 어머니이기에, 영석이는 제 동생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사람을 많이 좋아합니다. 그 감정에는 경외심, 동질감, 애정, 응원의 마음이 섞여있습니다. 애리님을 통해서 영석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조금씩 연결이 되었던 것 같은데, 영석이 쓴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을 많이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책의 제목은 '여전히 지구 끝, 때때로 맑음'입니다. 요리사로서의 삶을 살아오던 영석이가 극지방을 연구하기 위해 항해하는 아라온호의 막내 조리사로서 일했던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쓴 일기장입니다.

올해 초부터 이 일기장을 야금야금 훔쳐봤습니다. 아니다. 돈을 내고 엿봤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겁니다. 저는 하루를 마치고 씻고 휴대폰을 끈 다음, 은은한 조명 옆에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그 책을 펼치고 나서 30초 정도가 지나면 그때 영석이가 경험했던 순간으로 쑥 들어갑니다. 그리고 저는 너무나도 쉽게 고작 손가락만 움직이면서 그때 영석이가 고된 일을 하며 생각하고 느꼈던 것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 책을 읽는 건 마치 장례식에 가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잊고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다가, 갑자기 소중한 사람의 장례식에 갔을 때 느낌. 그때 갑자기 시공간이 다르게 느껴지고 세상에 대해서 이상한 '알아차림'이 일어나고. 내가 뭐하고 있었지? 돌아보게 되는 것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의 일기장을 읽으며 저 스스로를 많이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감정은 경외심과 반성, 부끄러움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영석이 살아온 인생을 보면 제 인생이 쉽게만 살아온 것 같아 민망하다고 느껴지기도 했고, 영석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에서 스스로를 다시 다잡기도 했습니다.

참 다채롭게 느껴지다가도 어떨 땐 공허하기도 한 인생. 그 인생은 결국 각자의 관점과 스토리텔링의 방식이 만들어내는 환영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찰나의 환영일지 몰라도, 영석이와 같은 마음으로 그 순간들을 온전히 경험하며 뜨겁게 살아 숨쉬고 싶습니다. 한 순간 순간들에 몸과 마음을 다하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온전히 잘 쓰고 기록하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일기도 미루지 않고 잘 쓰고 싶습니다.)

얼마 전 소개했던 영화 '퍼팩트 데이즈'의 과묵한 히라야마씨가 일기를 썼다면 아마 이런 일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한번에 다 읽지 마시고, 여러분의 일상 속 잠깐의 빈틈 속에서 야금야금 읽어나가며 보시길 바랍니다. 마치 같이 항해해 나가는 느낌이 들 겁니다. 그리고 때가 되어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여러분은 세상이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입가에 띈 작은 미소와 함께.

#최겸에세이 #여전히지구끝때때로맑음

1.6K - 78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꼭 이기려 할 필요 없다.

세월이 가면서 다양한 사람과 상황을 경험한다. 경험이 많이 쌓일 수록 조금 더 힘을 빼고 스스로와 타인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내가 ‘옳음’을, ‘가치 있음’을 증명 받는 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삶에서 옳음보다 중요한 건 존중과 친절이다.

물론 도덕, 과학, 직장 내 업무 등 ‘최선의’ 옳음을 추구해야 하는 영역은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하는 일상에선 친절과 존중이 먼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 사는 것 생각보다 비슷비슷하다. 이 세상에 던져져서 정신없이 자라다가 어느새 어른이 되버린 우리들.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간절하게 원하는 건 어쩌면, 경청을 받는 것, 또는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것일 수도 있다. “당신 말이 맞아요”, “대단한데요?”, “잘 하시네요!”, “고생 많으세요.”, “잘 하고 있어요.”, “잘 될 거예요.”와 같은 말을 듣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사람이 아무리 잘나든 못나든, 멋지든 못생겼든, 키가 크든 작든, 돈이 많든 적든,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너무 쉬운 말 한 마디지만, 긴 세월 동안 아무에게서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기에. 대가 없는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기에. 우리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그런 존중과 친절을 찾아 헤매는 게 아닐까. 그 이야기 하나를 듣기 위해서 멋진 몸, 직장, 차, 집, 학위 등을 갈망하는 게 아닐까.

누군가와 논쟁을 하게 됐을 때 여유가 조금 있다면, 그리고 꼭 옳은 게 중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먼저 차분하게 호흡을 가다듬자. 상대에게 지금 필요한 게 옳음이 아니라 존중임을 떠올리자. 힘을 살짝 뺀 편안한 표정으로 상대의 말을 들어주자.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처럼.

“당신에게 그게 정말 중요하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라는 문장이 만들어내는 무장해제(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인간이란 존재는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 그 다음 공통으로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을 짚고 그 차이점을 짚는다. (만약 너무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이라면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고 넘어가야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상대의 적대심을 끌어올리는 상황을 피할 수도 있고.)

다들 지옥길을 걷고 있으니, 친절하게 대하자.

풀영상 링크 : bit.ly/3SFCKZx

1.4K - 36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지난 일요일, 좋은 영화를 하나 만났다. ‘퍼펙트 데이즈’

도쿄에서 공공 화장실을 청소하는 중년 남성의 일상을 담은 영화다.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평생 찾아 헤매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차분하고 영리하게 담은 영화였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던 아니, 잘못 알려줬던 인생의 답을 본 느낌이다.

남자는 주 5일 화장실 청소를 한다. 온 몸과 마음을 다해서 한다. 그가 청소하는 모습은 '어떻게 이게 이렇게 보이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순수하고 위대해 보인다. 무언가가 더럽다거나, 하찮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결국 보는 사람의 내면이 투사된 것일 뿐, 그 사람과는 상관이 없음을 다시 깨닫게 한다.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역동하는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의 비결은 자신을, 자신의 일을, 자신의 하루를, 다른 사람을,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 어떤 관점과 태도로 살아가느냐가 인생의 전부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요소 하나하나에서 온 몸으로 진동했다. 계속되는 알아차림의 연속이었다. 와… 와… 이런 순간들의 연속. 2시간 동안 영화 한 편을 보는 시간이 온 몸으로 하는 명상이자 요가였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 한 편이 @joohan_kim_lab 김주환 교수님의 저서 <내면소통> 그 자체이기도 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세수하고, 양치하고, 수염 정리하고, 따뜻한 소금차 내리고, 책상 앞에 앉아서 일하고, 밥 먹고, 운동하고, 씻고, 쉬고, 공부하고, 가끔은 영화나 책을 더 읽고, 산책하고, 사람들 만나고. 이런 삶에서 느꼈던 재미와 경이가 틀리지 않았음을 공감 받는 느낌도 있었다. 우리가 하루하루 음식을 챙기고, 운동하고, 정돈하고, 명상하고, 산책하고, 마음 챙기고, 사람들을 챙기는 등의 평범한 일상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해줄 것 같다.

이 영화에서 이야기 하는 삶을 너무 늦기 전에 이해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이걸 내 삶에 완전히 통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방향을 30대 초반에 이해하고 흉내라도 내며 살고 있는 것이 참 좋다.

이 영화가 보여준 메시지를 이해하는 어른들과 선생님들 속에서 자라는 아이는 어떻게 자랄 것이며, 그런 존재들이 구성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나의 일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이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잘 해봐야지.”

혹시 마음이 너무 불안하거나, 삶이 불만스럽거나,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신 분들은 이 영화가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충분합니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겠지요. 물론 훈련도 필요하겠지만요.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라서 상영관이 많지 않고, 상영 기간이 길지 않으니 마음이 움직였을 때 바로 예매하시고 보시길. 보신 분들은 댓글로 후기 알려주세요.

#퍼팩트데이즈

915 - 57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오늘 아침, 김주환 교수님 생각이 나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며칠 전 주환 교수님께서 유튜브에 내면소통 강의 마지막편을 올리셨습니다. 교수님께서 그 영상의 캡션에 다음의 메시지를 남겨주셨습니다. 보는 순간 온몸이 진동했는데(작년에 교수님의 오프라인 강의에서 반야심경 해설을 보고 느낀 것처럼), 오늘 아침 그 글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 글이 제가 느끼는 삶의 진리를 잘 담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제가 하고 있는 이 몸, 마음, 삶을 챙기는 일의 최종 목적지도 여기라고 느낍니다. 저도 아직 이걸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습니다만 그렇다는 직감이 듭니다.

그냥 편안하게 읽어본 뒤 오늘 주어진 하늘, 공기, 햇살 즐기시길. 저장해두고 시간이 지날 때마다 다시 읽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모두 좋은 아침입니다.

“뜻을 하나로 모으고(若一志) 귀로 듣기보다는 마음으로 듣게나(无聽之以耳而聽之以心). 그리고 나아가서 마음으로 듣기보다는 기로 듣게나(无聽之以心而聽之以氣). 귀는 소리만을 들을 수 있을 뿐이고(耳止於聽), 마음은 그저 외부 사물에 대해 부합하는 데 그치지만(心止於符), 기라고 하는 것은 온갖 사물을 텅 비어 있음으로 대하는 것이네(氣也者虛而待物者也). 도는 오로지 텅 빈 곳에 모이는데, 바로 이 텅 빈 것이 심재라네(唯道集虛虛者心齋也).”

좌망에 관한 이야기는 《장자》 내편의 ‘대종사(大宗師)’에 있는 공자와 안회의 대화에 나온다. 안회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제가 나아진 것이 있습니다. 저는 인의를 잊었습니다(曰回忘仁義矣).” 하지만 공자는 “좋다. 그런데 아직 부족하다(可矣, 猶未也)”라고 답한다. 훗날 안회가 다시 공자를 만나 이야기한다. “제가 더 나아진 것이 있습니다. 이제 저는 예악도 잊었습니다(曰回忘禮樂矣).” 그러자 공자는 여전히 “좋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可矣, 猶未也)”라고 답한다. 시간이 더 지나서 훗날 안회가 다시 공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제가 더 나아진 것이 있습니다. 저는 좌망하게 되었습니다(曰回坐忘矣).” 그러자 공자가 문득 놀라며 되묻는다. “좌망이란 무엇이냐?” 안회가 답한다. “팔다리와 몸을 잊고(墮肢體), 듣는 것과 보는 것도 떨쳐버리며(黜聰明),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지식도 버리고(離形去知), 크게 통하는 것과 하나가 되는 것(同於大通), 이것을 좌망이라고 합니다(此謂坐忘).” 그러자 공자가 말한다. “도와 하나가 되면 좋다 싫다 하는 분별심이 사라지고(同則無好也), 도와 융화하게 되면 무상에 이르게 되니(化則無常也), 과연 현명하도다.
나도 너의 뒤를 따르련다(而果其賢乎! 丘也請從而後也).”

여기서 장자는 공자를 등장시켜 인의예악(仁義禮樂)이나 지식보다는 진정한 나를 깨달아가는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좌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불교의 사념처관의 구성요소와 매우 비슷하다. 우선 “팔다리와 몸을 잊는다”라는 것은 몸에 대한 수행을 통해 몸의 감각을 넘어선다는 뜻으로 이는 신관(身觀)에 해당한다. 그리고 ‘출총명(黜聰明)’에서 총(聰)은 귀로 잘 듣는 것을 의미하며 명(明)은 눈으로 잘 보는 것을 뜻한다. 즉 ‘보고 듣는 것을 내친다(黜)’라는 것이니 지각작용이 가져오는 느낌들을 잊는다는 것으로 수관(受觀)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지식도 버리는’ 것은 마음작용과 인식작용을 떠나는 것이니 심관(心觀)이라 할 만하다. 그리하여 ‘크게 통하는 것과 하나가 되는’ 것은 세상 만물의 이치를 꿰뚫어보는 법관(法觀)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장자》의 좌망의 개념에도 사념처의 요소가 순서대로 잘 나타나 있다. 이러한 좌망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모든 집착과 분별심이 사라지고 제행무상(諸行無常)을 깨닫게 되니, 고타마와 장자가 추구했던 수행의 목표는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장자》 내편의 ‘대종사’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진인(眞人)의 호흡은 매우 깊다(其息深深). 진인은 발뒤꿈치로 호흡하며(眞人之息以踵), 일반인은 목구멍으로 호흡한다(衆人之息以喉).” 이를 바탕으로 도교나 각종 기공에서도 종식법을 강조한다. 도교도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호흡 훈련을 수행법의 핵심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장자는 결코 열심히 ‘발꿈치 호흡’을 해서 진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라고 가르친 적이 없다. 진인은 발꿈치까지 호흡을 들이쉬고 내쉴 정도로 호흡이 깊고 고요하다는 것을 말했지만, 그것은 진인의 여러 가지 특성 중의 하나로 간단히 언급되었을 뿐이다. 일반인이 호흡을 발꿈치로 하기 위해 애써 노력한다고 해서 진인이 된다는 뜻이 아니다. 무엇인가 되려 하거나, 무엇인가를 도모하거나, 혹은 무엇인가를 얻으려 하는 ‘의도’에 대해 장자는 철저하게 부정적이다.

장자 철학의 핵심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이루는 것이다. 도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으로 모든 것을 완성한다. 의도를 갖고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집착’을 낳고, 집착에 사로잡히면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모든 두려움은 집착에서 온다.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더 이상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以無所得故)” 상태가 되어야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게 된다. 무언가를 얻거나 획득하거나 성취하려는 조바심과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무것도 얻으려 하지 않는 상태,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는 상태가 편도체 안정화를 위해서 필요하다. 그것이 곧 무위자연이다. 장자는 “고요하고 담담하게(恬惔寂寞)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아 무엇을 얻으려는 의도나 행위도 하지 않는 것(虛無無爲)”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깨달은 사람은 편안히 쉴 줄 아는 사람(聖人休)”이라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편안한 사람이 성인이다. “편안히 쉴 수 있어야 평온함이 생기고(休焉則平易矣), 평온함이 생겨야 담담함이 생긴다(平易則恬惔矣). 그래야 걱정이나 불안감이 생기지 않는다(則憂患不能入).” 이것이 바로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어(心無罣礙) 두려울 것이 하나 없는 무유공포(無有恐怖)”의 상태다. 마음근력 훈련의 관점에서 보자면 완벽한 편도체 안정화의 상태인 것이다. 《장자》의 ‘대종사’에 나오는 진인(眞人)은 한마디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늘 고요하게 그대로 지켜가는 사람이다. 즉 자기조절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자기조절력이 뛰어난 사람은 감정의 변화, 특히 부정적 감정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인은 “높은 곳에 올라가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고, 불에 들어가도 뜨거워하지 않는다.” 또 진인은 “잘못되어도 후회하지 않고, 잘되어도 자만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편도체가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부정적 정서에 휩싸이는 일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진인이라고 해서 감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감정이 자연에 따라 자연스레 드러났다 사라질 뿐이다. “그 모습은 고요하며, 그 이마는 넓고도 편편하다. 서늘하기는 가을과 같으면서도 동시에 따뜻하기가 봄과 같다. 기뻐하고 성내는 것이 사계절과 통하며 세상 만물과 하나가 되어 그 끝을 알 수가 없다.” “예부터 진인은 그 모습이 당당하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부족한 듯하면서도 받을 것이 없고, 유유자적하며 홀로이면서도 고집스럽지 않고, 광대하게 텅 비어 있으나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 인터뷰 시리즈 2번째 인터뷰이는 주환 교수님입니다. 1년 전 차에서 했던 인터뷰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조금 더 깊게 다뤄보려고 합니다. 혹시 교수님과의 인터뷰에서 다뤘으면 하는 주제나, 제가 여쭤봤으면 하는 질문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인터뷰 준비에 소중하게 참고할게요.

👇 주환 교수님의 유튜브 강의 링크입니다. 혹시 아직 교수님의 유튜브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시간 내어서 조금씩 보실 것을 권합니다. 단순히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을 떠나서 우리가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서 좋은 가르침을 주는 영상들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ValM...

619 - 36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나쁜 음식의 장단점 👇
1.장점
- 높은 쾌락(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 적은 노력/투자/비용을 통해 쉽게 쾌락을 제공한다.
- 현재의 부정적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준다.

2.단점
1) 잠깐의 즐거움이 지나면 몸이나 마음을 더 부정적인 상황에 넣는다.
2) 에너지 레벨을 떨어뜨린다.
3) 집중력과 업무 퍼포먼스가 떨어진다.
4) 시간이 지나면 기분이 다운된다.
5) 감정이 불안정해지고, 스트레스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6) 운동 퍼포먼스를 떨어뜨린다.
7) 스스로에 대한 신뢰, 믿음, 존중감을 떨어뜨린다.
8)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 더 원하게 된다.(한 잔만 더, 한 입만 더, 이번 한 번만 더)
9) 해당 음식 뿐만 아니라 다른 갈망을 더 키운다.
10) 관성처럼 이후에도 더 생각나게 만든다.
11) 다른 건강 습관(수면, 운동)에도 악영향을 준다.
12) 좋은 식단의 관성을 깨서 다시 좋은 식단을 하는 게 힘들게 한다.
13) 장을 망친다.(이는 전신의 대사 기능을 교란시키거나 떨어뜨린다.)
14) 나의 질병 리스크를 높인다.
15) 미래의 자녀의 질병 리스크를 높인다.
16) 쉽게 살찌게 한다.
17) 살이 잘 안 빠지게 한다.
18) 식욕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 경험해보신 것이 있다면 댓글로 숫자를 알려주세요.

나쁜 음식을 아예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인생은 언제나 균형을 찾는 여정. 이런 것들을 충분히 알아차리고 경험하면서, 자신의 삶 안에서 즐거움과 건강함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길.

영상 : www.instagram.com/p/C9MkfQ-Ja9C/

526 - 60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 술에 대한 개인적 경험과 생각
(사진은 2020년 2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최근 발리에서 어떤 여성이 인터뷰한 영상을 봤습니다. 그녀는 이제 술을 마시며 파티하는 삶을 더 이상 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내용은 대충 이랬습니다.
“술을 마시고 나면 일주일 내내 거기에서 회복해야 한다. 기분이 다운되고, 에너지 레벨도 떨어지고, 헬스장에서 운동 퍼포먼스도 떨어진다. 어느 시점에 이렇게 술을 마시고 노는 게 이후 3일 동안 나쁜 영향을 받을 가치가 있는 일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다. 자신은 마가리따와 같은 술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렇게 그게 그만한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느끼게 됐다. 내가 너무 늙었을지도 모른다.”

그걸 보고 나서 술과 관련된 제 과거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저는 2016년부터 이 일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해야 하는 일들이 주는 정신적, 육체적 부하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아침 일찍 눈을 떠서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하루종일 일만 하다가 집에 오는(심지어 아직 씻지도 못한 상태) 날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다시 일찍 일어나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술은 몸과 마음을 굉장히 빠르게 이완시켜주는 느낌이 있습니다. 에너지도 없고, 시간도 없을 때는 취미 생활을 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때 쉴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이 밤에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이겠죠. 이는 당장의 맥락에서 살짝 도망쳐서 심리적 압박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해주고, 약간의 즐거움도 주니까요. (그래서 육아 중인 부모님이나 고강도의 노동을 하는 분들이 술을 더 찾는 것을 조금이나마 이해합니다.)

술이 일에 도움이 된 날도 있긴 했습니다. 어떤 판단이나 영감이 필요한데 더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위스키가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한 때는 위스키 바에 노트와 펜을 들고 가서 미친듯이 생각을 정리하곤 했습니다. 제가 한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 중 이때 얻은 게 많습니다.) 저녁까지 일을 했는데, 집에 가서 일을 더 해야 했던 날들에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도 이 술이 큰 도움을 주긴 했습니다.

그래서 건강 관련 일을 하고 공부를 하지만 이 시기를 버티기 위해서라는 생각으로 술을 어느 정도 허용했습니다.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당시 그 시간을 버텨내는 데 우선 순위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 술에 대한 경계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술을 마시고 나서 며칠간 경미한 우울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아침에 의욕이 넘치고, 긍정적인 편인데 술을 마신 다음날은 약간 의욕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떨어지고, 묘하게 우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고, 역시나 매번 술을 먹고 나면 며칠간 비슷한 상태가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불필요하게 술을 마시는 것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특히 술을 많이 마셨던 게 코로나 기간 즈음이었는데, 2022년 어느 시점부터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또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만 술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당시 식비가 모자라서 못 마신 것도 있습니다.) 2023년에 들어와서 회사와 개인적 상황이 나아졌고, 제 건강을 돌보는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가 조금 더 생겼습니다. 그래서 술을 조금 더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여름, 지금은 한 달에 최대 1번 정도 마십니다. 그날은 소중한 사람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낼 때입니다. (한 달에 한 번이라서 그 하루가 굉장히 소중합니다.) 그리고 마셔도 많이 마시지 않습니다. 위스키든 와인이든 최대 2잔 정도로 끝냅니다. 몸과 마음이 약간 이완하면서도 다음날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양만큼 절제하는 겁니다.

술을 제대로 절제하고 있는 요즘, 저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상태가 매우 좋습니다. 30대가 되면 보통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저는 지금이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좋은 상태라고 느낍니다. 몸도 마음도 평안하고, 육체적 퍼포먼스는 어느 때보다 좋으며, 제가 제 몸을 잘 느끼고 다루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앞으로 최소한 몇 년 이상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거라는 느낌도 어느 정도의 확신과 함께 있습니다.(30대 후반~40대 초반이 피크일 것 같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은 시간이 길어지면 좋은 것들
- 머리가 상당히 맑아집니다.(원래 맑지 않았던 상태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 감정이 상당히 안정적이며, 불안이 많이 없어집니다.
- 작은 것들에서 더 행복을 잘 느끼게 됩니다.
-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에 업무 시간이 줄어듭니다.
- 삶 안에서 긍정적 행동들의 선순환을 만드는 게 쉬워집니다.
- 사람들과 더욱 진실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웃고 떠들고 다음날 아침 추스리면서 일어나는 것보다, 아침이나 낮에 같이 걷거나 등산을 하면서 이야기할 때 더 깊은 교감이 일어남을 압니다.)
- 무엇보다도 밤에 확실히 깊게 잘 잡니다. (술을 주 1회 이상 마시는 기간에는 술을 마신 당일은 물론이고, 며칠간 수면의 질이 떨어집니다.)

요즘 가끔은 아예 평생 술을 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한 달에 한번 정도 사람들과 이완한 상태로 웃는 날들이 가지는 가치가 크다고 느낍니다. 술을 조금 마셨을 때 오는 사업적, 예술적 영감도 소중해서 아직은 아예 끊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아이를 가질 계획이 구체적으로 생긴다면 그로부터 2~3년 전부터는 술을 끊을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상태의 몸으로 아이를 만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게 그 아이에게 제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며, 그 생명을 세상에 내보내는 일에서 제 책임을 온전히 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친구와 누릴 시간을 생각하면 기꺼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역시 동기는 내가 아니라 남을 위할 때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각자의 삶의 현실이 술을 아예 피하기에 쉽지 않음을 압니다. 지금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는 과거의 저처럼 조금이나마 술이 도피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압니다. “설밀나튀술커유”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게 어렵다고 해서 너무 죄책감을 가지거나 완벽하게 하려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상황을 버티는 게 먼저일 수도 있으니까요. 어떤 분들은 스트레스 가득하고 불안한 상황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렛을 먹으면서 버티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모두 그것이 지속 가능하진 않다는 건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술은 잠시 도피처가 될 수 있지만, 술을 마시면서 행복하기엔 쉽지 않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행복이 아니라 쾌락일 겁니다. 그 쾌락이 더 강렬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현재 삶에 좋은 것들이 워낙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물에 비유하면 쉽습니다. 검은 흙탕물에 깨끗한 물 한 컵(쾌락)을 떨어뜨리면 그 물이 엄청 강렬하게 느껴지겠죠. 금방 어두워질테지만요.

반대로 삶 전체를 맑은 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삶 안에 좋은 것들이, 아름다운 것들이 많이 채워질수록, 술이 주는 즐거움이 작게 느껴질 겁니다.(헤어진 전 연인처럼 별로 생각이 안나는 시점이 올 겁니다.) 그리고 쾌락과 행복이 다르다는 것도 더 섬세하게 느끼게 될 겁니다. 좋은 음식, 잠, 움직임, 호흡, 명상, 관계(사랑, 가족, 친구, 공동체, 종교 등), 정돈된 삶, 베푸는 삶, 놀이, 취미, 자연 등이 주는 매력을 더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데 필요한 것에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될 겁니다.

어떤 물질의 중독과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자신의 상황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고 조금씩 바꿔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물질을 끊는 것이 어렵다면 그건 그대로 놔두고 다른 긍정적인 습관부터 하나씩 해보세요. 분명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 한 주도 몸과 마음 소중히 돌보시길. 이왕 설밀나튀술을 먹는다면 죄책감보다는 기쁜 마음으로! 대신 과하지 않게 드시길.

P.S.”항노화”와 “자율신경계”를 다룬 김경철 원장님의 인터뷰 2부는 7월 11일 목요일 저녁에 올라옵니다.

939 - 61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어제 저녁 유튜브에 “전문가 인터뷰 시즌2” 첫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첫 인터뷰이는 @joyks71 김경철 원장님입니다. 경철님은 일반적인 가정의학과 의사의 길을 걷다가 2000년 대 초반 우연한 계기로 유전자와 영양의 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이어서 미국으로 떠난 유학에서 시작해서 유전체학, 맞춤영양학, 기능의학 등의 세계로 연결되며 다양한 곳에서 연구와 임상 경험을 하셨습니다.

경철님께서 지금까지 보아오신 것들의 가치가 어마어마하다고 느낍니다. 그런 경철님의 이야기는 일반 대중과 전문가 모두에게 건강에 대한 새로운 차원을 보여줄 겁니다.

새로운 공간과 촬영팀과 함께 한 인터뷰 당일. 카메라가 돌아가고 나서부터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원테이크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냥 물 위에 편안하게 떠서 떠내려가듯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인터뷰 영상은 총 5편으로 나갈 예정입니다.
- 1편 : 유전자
- 2편 : 항노화&자율신경계
- 3편 : 장건강 1&2&잠
- 4편 : 대사&기능의학
- 5편 : 최겸 건강검진 결과(제가 지난 7년 정도 습관 관리를 해온 결과를 경철님께서 해석해주십니다. 저도 조금 놀란 포인트가 있었는데 재미있을 겁니다.)

건강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꼭 이해해야 하는 내용입니다. 이 주제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산다는 건 수영하는 법을 모르고 바닷물에 뛰어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어쩌면 그동안 우리 모두가 건강 정보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던 것이 수영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에 담긴 이야기를 만약 지금이 아니라 10년, 20년, 40년 뒤에서야 알게 된다면 삶은 어떻게 다를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소중한 것들을 너무 늦기 전에 알게 되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 이야기를 지금 이 적절한 때에 배울 수 있어서, 그리고 많은 분들에게 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각 영상이 조금 깁니다.(50~60분) 주말에 소중한 분들과 같이 약속을 잡고 영화 보듯이 보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여기에 쓰는 시간이 여러분과 소중한 분들의 삶에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 겁니다.

감사로 가득 찬 금요일 아침, 하루 평안하게 시작하시길.

겸 드림

P.S. 이 인터뷰에 큰 도움 주신 애니님과 창재님 고맙습니다.

777 - 28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자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생각 나서 글을 씁니다.
내일(7월 3일 수요일 오후) 모 잡지사에서 애리님과 함께 인터뷰 촬영이 있습니다. 인터뷰 촬영을 하는 겸 촬영팀에서 영상도 촬영하기로 해서 애리님의 2번 째 인터뷰 영상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애리님의 첫 영상이 2022년 9월에 올라왔으니 2년 전이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SbddS...

혹시 애리님께 (또는 저에게)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적절한 질문이 있다면 내일 인터뷰 때 읽으면서 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평안한 밤 되시길!

745 - 63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제가 생각하는 건강한 다이어트의 핵심 중 하나는 아침을 잘 다루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오늘 하루를 결정합니다. 아니, 사실 오늘 아침을 결정하는 것은 어젯밤 어떻게 잤느냐입니다. 아니, 사실 어젯밤 어떻게 잤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어제 오후를 어떻게 보냈느냐입니다. 아니, 사실 어제 오후를 어떻게 보냈는지는 어제 아침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결정합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이렇게 매일매일의 작은 순간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지금 이 순간을 결정합니다.

저는 요즘 5시 즈음에 일어납니다. 슉 이불을 펼쳐 정리하고, 세수하고, 양치하고, 소금차(물 200ml, 소금 0.5~1티스푼)를 만듭니다.

따뜻한 소금차가 담긴 컵과 함께 책상 앞에 앉아서 가장 높은 집중력으로 일을 합니다. 한두 시간 지나서 배가 고파질 즈음 잠시 쉴 겸 첫 끼니를 준비합니다. (오늘은 집밥클래스 13화에서 @aelee_jjang 님께서 알려주신 둥근호박 레시피를 변형해서 둥근호박소고기버터 볶음을 했습니다.)

이 음식이 내 몸에 들어와서 오늘 내게 필요한 재료와 에너지를 전해줄 것을 압니다. 이 음식이 나의 생각, 감정, 행동, 퍼포먼스, 인간 관계를 결정한다는 것을 압니다.

작년에 한 친구가 알려준 말이 있습니다.
“각자의 몸은 하나의 신전(temple)이다.”

각자 안에 신성이 깃들어 있다면, 이를 어떻게 돌볼지가 명확해집니다. 자신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는 것. 이게 우리가 우리 안의 신성을 돌보는 방식입니다.

살빼자는 생각은 내려놓고 신전을 돌보는 마음으로 나아가시길. 단기간에 뭔가 달라질 거란 생각도 내려 놓으시길. 돌봐주지 않아 외롭게 쓰러져 가던 신전을 고치고 청소하시길.

그렇게 돌보다보면 어느 순간 내 안에 어마어마한 게 있었다는 걸 보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신전으로 여러분이 생각지도 못했던 인연과 기회들이 다가올 겁니다.

비오는 하루 차분하고 평안하게 보내시길.

1.5K - 91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이틀 전 유튜브에 “집밥상담소 32-2화”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여기에서 자녀가 만 2세 때 자폐 스펙트럼 증세를 보였던 엄마의 이야기가 소개되었습니다. 어제 오후에 댓글을 통해서 해당 영상의 제목과 썸네일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올라온 것을 발견했습니다. 일단, 썸네일의 메인 텍스트를 변경(자폐 치료 → 자폐 스펙트럼)하고 제목을 조금 바꿨습니다.(자폐 치료를 위해 했던 것, 그리고 놀라운 결과 → 병원에서 자폐 스펙트럼 가능성이 높다고 했을 때 했던 것, 그리고 놀라운 결과) 그리고 지난 하루 동안 이 이슈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가장 먼저,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자녀와 함께 살아가고 계신 부모님들에게 저 스스로도 아프고 죄송한 마음으로 사과 드립니다. “자폐 치료”라는 단어가 줄 수 있는 불편함에 대해서 제가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습니다.

각자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오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그 고생을 견뎌내고 있으며, 오랜 시간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셨을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이에 대해 깊은 유감과 존중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어떤 맥락에서 그렇게 제목을 적었는지, 현재 제가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어떤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관련해서 갖고 있었던 계획을 설명 드리고 싶습니다.

1) “자폐 스펙트럼”이 아니라 “자폐”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자폐를 스펙트럼 이슈로 보는 것이 기본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초로 만든 썸네일에선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썸네일을 다시 보며 텍스트가 길어서 가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업로드 직전에 제가 “자폐 치료”라는 단어로 수정했습니다. 앞으로는 정확한 표현을 위해 “자폐 스펙트럼”이라고 부르겠습니다.

2) 제목에 있었던 “치료”라는 표현에 대해
특히 이 부분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치료라는 표현을 ‘완치(완전 치료)’라는 의미가 아니라 ‘치료를 위한 노력’이라는 의도로 사용했습니다. 치료라는 단어가 가진 간결함과 힘을 활용해서 누군가에게 효과가 있었던 요소가 이 영상에 담겼다는 사실을 전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자폐 스펙트럼 영역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만드는 게 어려운 케이스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제목이 “한 부모가 이렇게 치료했다.”라고 이해될 경우 변화를 만드는 게 어려운 상황에 있는 자폐 스펙트럼 아동을 키우시는 부모님께서 무언가를 잘못한 것처럼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치료라는 표현이 “자폐 스펙트럼”을 다름이 아니라 “비정상”, “나쁨”처럼 느끼게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도 맞다고 봅니다. 이 표현으로 그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인지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앞으로 조금 더 섬세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고민은 여전히 남습니다. 표현의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서 자폐 스펙트럼은 정신 질환 진단 시스템(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disorder)”로 정의되고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맥락에서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상황과 이를 다루려는 다양한 노력들을 어떤 표현으로 언급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이 있습니다. 의견을 주시면 적절하게 반영하겠습니다.

3) 영상 속 사례자분의 아이는 자폐 스펙트럼이 아니라는 의견에 대해
댓글로 “정상발달로 돌아왔다면 자폐가 아니다.”, “자폐 증상이 있다고 해서 자폐가 아니다.”, “자폐 스펙트럼이 아니라 발달 지연이었을 것이다.”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영상에선 완곡하게 표현되었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의사가 “굳이 검사를 하지 않아도 자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만 2세 즈음부터 아이에게서 드러났던 다양한 증상(영상의 20:20초부터)은 단순히 발달 지연으로 보기엔 어려운 자폐 스펙트럼 아동의 대표적 증상들이었습니다. 아이 어머님께서 영상에선 밝고 담담하게 이야기하셨지만 영상에 담기지 않은 과정의 이야기가 더 많았습니다.

4) 현재 저는 “자폐 스펙트럼이 발생한 원인, 문제 정도, 치료 방식과 타이밍에 따라서 일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케이스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상황을 크게 바꾸는 게 어려운 케이스도 있다.”는 생각과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케이스도 있다.”는 생각을 모두 포함합니다.

영상에서 나온 케이스에서 만 2세 때부터 약 1년간 아이에게 했던 것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스킨십 늘리기
2.몸 활용 놀이 늘리기
3.야외 활동 늘림(햇볕 쬐기)
4.새로운 장소에 방문하기(통화하면서 이야기해주셨는데 댓글에서 어떤 분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아이와 대중교통 타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고 했습니다.)
5.손을 쓰는 다양한 활동
6.자기 전 아이와 상호작용, 웃게 하기
그 외에도 아직 영상에 담기지 않았지만 식단, 장 치료 관련해서 노력한 것이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이 하나의 케이스에서 효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무조건 나아질 수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동일한 노력을 했어도 나아지지 못하는 케이스도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합니다.

5) 현재 제가 자폐 스펙트럼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이해를 전하고 싶습니다.
(1)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에게서 대표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은 ‘소통, 행동, 또는 사회적 활동 등에 어려움이 있는 것‘입니다.
(2) 자폐 스펙트럼은 문제의 증상, 기저의 생리적 상태, 해당 문제가 발생한 원인이 상당히 다양합니다. 그래서 스펙트럼이라는 표현 자체가 나타내듯 개인차가 크고, 양상의 폭과 깊이가 다양합니다.
(3) 해당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의 발달 시점(영아기,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도 중요한 변수이기에 이것에 따라서 접근 방식과 이것의 효과도 달라집니다. 이는 동일한 아이라고 해도 그 아이의 만 2세 시점과 16세 시점에 할 수 있는 것과 그것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4) 보통 아이의 뇌가 6~7세 이전까지 굉장히 크고 빠른 변화를 겪으며, 특히 첫 3년의 변화는 더 큽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신경가소성을 통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5) 제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자폐 스펙트럼의 대표적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천적 유전적 소인
- 유전자 발현 이상(후천적이며 아래의 요소들과 관련성이 있다는 근거들이 있음)
- 중금속
- 환경 호르몬 : 다이옥신, 폴리염화비닐,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농약, 살충제
- 활성 산소
- 질병, 감염, 분만 중 합병증
- 식품의 독성

(6) 이 문제를 바라 볼 때 다음의 주제를 중요하게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DNA 메틸화
- 장 - 마이크로바이옴 - 뇌
- 미토콘드리아 손상 또는 기능장애
- 활성 산소 과잉
- 생활 환경 속 다양한 대사 독소(위에 언급한 것 포함)
- 염증/면역 이슈
- 기타 대사 장애
- 특정 영양소 결핍

모두 제가 오프라인 강연에서 중요하게 강조했거나, 아직 제가 공부가 모자라기에 간단히 설명만 하되, 앞으로 중요하게 보셔야 한다고 강조했던 주제들입니다.

저는 작년 어느 시점에 강연에서 만난 복수의 구독자분들을 통해서 생각보다 자폐 스펙트럼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많으며, 통계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인지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가진 아이와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특히 이 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 GAPS 책 최신판 번역/출간 작업을 해왔습니다. 얼마 전에 촬영한 의료 전문가분과의 인터뷰에서도 장, 유전과 관련해서 이 주제를 깊게 다루기도 했습니다. 영상 속의 출연자분을 섭외한 것도 관련해서 중요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함이었고, 최근에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자녀와 함께 하고 있는 다른 어머님을 인터뷰하기로 계획한 상태였습니다.

이 이슈를 공부하면서 종종 드는 생각이 어떤 부모든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를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건 사회 전체가 함께 다뤄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도 사회의 구성원임을 양지하고, 사회의 인식이 변화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년 겨울 어느날, 이 일을 하는 본래의 미션에 디테일을 추가했습니다.
- 언젠가 부모가 될 남녀가 최대한 몸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교육 제도, 가정 내 인식, 식품 환경)을 만드는 것
- 생활 환경에서 문제가 되는 요소(독소)에 대한 사회적 인지를 제고하고, 사회 전체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최대한 취하게 하는 것
- 임신 직전이나 임신 중 건강 관리가 너무 어렵지 않은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
- 자폐 스펙트럼일 수 있는 가능성을 많이 갖고 태어난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찾는 것
- 자폐 스펙트럼이 있더라도 사회 구성원이 이를 포용하고, 어렵지 않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이 주제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가 앞으로 이 주제를 다루면서 실수나 잘못을 한다면 솔직하고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고치고 배우겠습니다. 주시는 의견들 열린 마음으로 듣고 유념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 제게 주실 수 있는 자료나 정보가 있다면 gyum@gyumx.com 으로 공유 부탁드립니다. 자폐 스펙트럼과 관련해서 경험하신 것, 공부하신 것, 제가 더 봤으면 하는 내용, 추천 전문가, 추천 자료, 제가 가져야 하는 관점들 등 어떤 것이든 괜찮습니다. 그 메일 하나하나가 제가 이 일을 (잘못하지 않고) 더 바르게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주목하고 바라보게 만드는 일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언젠가 여러분의 가정에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영상으로 드린 불편함에 대해 사과 드립니다.

최겸 드림

787 - 82

Welcoem to posts!!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3 weeks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3 weeks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 Gyum Choi
Posted 1 month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