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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켜진 책방
Posted 6 months ago

안녕하세요, 불 켜진 책방입니다.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한 첫 소통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유쾌하지 않은 소식을 전하게 되어 유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에 올라온 [군중심리]의 3편 이후로
본 채널에서의 영상 업로드는 당분간 중단될 예정입니다.
이에 저희 채널을 꾸준히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면서도,
또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드네요.

저희 채널에서 소위 '고전' 책들의 내용을 다루게 된 지,
어느덧 1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겠네요.

사실 저희가 이 채널의 운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소박하고 단순했습니다.
오늘날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거짓 정보들,
자극적으로 왜곡되어 전파되는 사실들과
나무위키 및 개론서 수준에서 짜깁기된 내용을 과장하는 컨텐츠들을 보며,
그래도 누구 하나는 온전한 정보를 전달해야지, 하는 생각이었지요.
물론 훌륭한 크리에이터 분들도 많지만,
관심과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게 현실이니까요.

그럼 그런 온전한 정보 중에, 오랜 뒤에 봐도 가치 있는 내용들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고전 작품들을 다루게 됐던 것입니다.
그다지 거창한 도덕적 기치 아래 시작했던 일은 아니었기에,
저희는 그저 꾸준히 영상을 올리는 데 의의를 뒀습니다.

물론 영상의 내용이 되는 책의 내용을 실제로 꼼꼼히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하여 대본화하고, 그것을 녹음하고,
타임라인에 맞춰서 이미지를 편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저희가 그런 작업의 굴레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우리는 실제로 읽고 말하잖아!' 같은 얄팍한 자부심과,
저희 채널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의 응원 덕택이었습니다.
실제로 600페이지가 넘는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으며 위기가 왔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상기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완독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들의 밀도는 너무 높고,
그것을 매주 일정 분량 이상 소화하는 건 저희로서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상 하나를 만들더라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자연스레 일상의 다른 문제들을 처리하기가 힘들어지더라고요.

또한 저희가 돈을 보고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채널 일동의 생계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자체에서 나오는 수익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업로드를 지속할 순 없겠다는 공감대가
저희 사이에서 형성됐습니다.

사실 위에서 앞서 '당분간 중단'이라고 말씀드리긴 했지만,
저희가 나중에나마 돌아올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구구절절 글을 남기는 이유는,
저희 채널을 구독해 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기타 여러 방식으로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또한 혹여나 저희 영상을 기다리실지도 모를 분들에게,
채널의 사정을 말씀드리는 게 도리에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여하간, 업로드는 중단되더라도 채널이 닫히진 않을 테니,
언젠가 생각나시면 종종 영상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내용의 가치가 바라지 않는 게,
고전의 묘미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채널의 영상이 그만큼, 그대로의 가치를 담고 있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론 원전에 충실하려고 했으니까요. ㅎㅎ.

분수에 맞지 않게 잡설이 길어졌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본 채널을 찾아주신 모든 분께 평안이 깃들길 바랍니다.


불 켜진 책방 일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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